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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광군 중학생 선행, 병마와 싸우던 할머니 치료비 지켰다

기사입력 2025.08.28 14:19 | 조회수 37,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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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도 접한 할아버지 경찰서 찾아, 잃어버린 돈 주인 품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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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바웃영광 신문 보도를 보고 돈이 자신의 것임을 알게 된 할아버지의 이야기를 들은 경찰 관계자가 신문을 확인하고 있다. 이후 경찰은 할아버지를 경찰서로 안내해 유실물 담당자와 함께 계좌 확인 및 입금 처리 절차를 진행했다. <사진=영광경찰서>

    영광군에서 중학생의 선행이 지역 언론 보도를 타고 잃어버린 돈의 주인에게까지 닿으면서, 병든 아내의 치료비를 되찾게 한 감동적인 사연이 전해졌다.

    옥당중학교 2학년 김승현(15) 군은 지난 8월 4일 오후, 영광읍 노란네모 건물 인근을 지나던 길에서 현금 160만 원이 든 봉투 하나를 발견했다. 순간적인 호기심도 잠시, 김 군은 곧장 지구대로 달려가 경찰에 신고했다.

    “견물생심(見物生心)이라고 하지만 남의 돈에 욕심을 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는 게 그의 말이다. 영광경찰서는 즉시 분실 신고를 접수하고 주인을 찾기 위한 절차에 착수했다. 김 군은 정직한 행동으로 지난 4일 경찰서 표창장을 받았다.

    사건은 지역 언론에 보도되면서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어바웃영광’에 관련 기사가 실린 뒤, 묘량면에 거주하는 한 할아버지가 “그 돈이 내 것이다”며 직접 읍내지구대를 찾은 것이다.

    경찰은 통장에서 현금을 인출한 내역 등 증빙자료를 대조해 사실을 확인했다. 할아버지는 기사에서 본 사건이 자신이 며칠 전 잃어버린 돈임을 직감하고, 기사를 의지 삼아 경찰서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학생의 선행이 언론 보도를 통해 확산되면서 결국 주인에게까지 닿았다”며 “정직과 언론의 역할이 어우러진 보기 드문 사례”라고 말했다.

    알고 보니 이 돈은 치매와 폐렴으로 투병 중인 아내의 한 달 치료비였다. 할아버지는 돈을 분실한 뒤 며칠간 잠도 이루지 못하며 발을 동동 구르고 있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어르신은 손가락이 일부 없는 데다 경제 사정도 여의치 않았다”며 “아내의 치료비를 잃어버리고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던 중 기사를 보고 큰 용기를 얻었다”고 전했다.

    길 위에 놓인 봉투 하나가 ‘욕심’이 아닌 ‘양심’으로 이어지고, 다시 언론의 기록을 통해 주인에게 돌아간 이번 사례는 공동체가 지켜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여실히 보여줬다.

    경찰은 “청소년이 보여준 정직한 양심이 언론 보도와 맞물려 지역 사회의 따뜻한 모범이 됐다”며 “앞으로도 이런 선행이 널리 알려지길 바란다”고 밝혔다.

    한편, 김 군의 어머니는 잃어버린 돈이 주인에게 무사히 돌아갔다는 소식을 접하고 “(돈을 잃어버린 할아버님께서) 아이에게 용돈을 주고 싶다고 하셨지만, 저희는 돈이 안전하게 주인 곁으로 돌아간 것만으로도 충분히 만족한다”며 아들의 선행에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주인을 잃은 돈 봉투가 욕심이 아닌 양심으로 이어진 이번 이야기는, 각박한 세상 속에서도 ‘정직’이라는 가치가 여전히 살아 숨 쉬고 있음을 증명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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