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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법 개인정보 수집 의혹 단체, '궤변'으로 역풍

기사입력 2025.10.24 14:10 | 조회수 77,4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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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질적 책임은 외면... 책임 회피와 남 탓으로 일관
    공무원도 아닌데, “행정 실수” 주장하며 '어불성설'
    KISA 고발로 수사 불가피… 주민들 “개인정보 누가, 어떻게 관리하나”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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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 지난 2일 영광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린 결의대회 현장. 진보당 관계자들이 서명지를 받고 관리하는 가운데, 민주당 강필구 의원 등이 특정 정당의 서명 관리에 항의하자 진보당 오미화 전남도의원이 나온 모습도 포착됐다. 오른쪽에는 진보당 영광위원장이 자신의 SNS에 서명지를 게시해 주민 개인정보가 노출된 장면이 담겼다.)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유치 결의대회’에서 주민 개인정보를 불법 수집했다는 의혹을 받은 한 민간단체가 본질적 책임은 외면한 채, 남 탓과 상식 이하의 해명으로 여론의 역풍을 자초하고 있다.

    지난 23일, ‘농어촌기본소득 시범사업 영광군민 추진위원회(이하 추진위)’는 챗GPT로 작성한 듯한 문체의 A4 3장 분량 보도자료를 일부 기자들에 문자로 배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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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 챗GPT로 작성한 듯한 추진위 일부 입장문. 언론 탓과 행정 실수를 거론하며 책임을 회피하는 내용이 담겼다.)

    추진위는 “서명운동은 사전에 행정과 협의했으며 모든 절차는 합법적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일부 행정적 실수가 있었을 뿐”이라 했지만, 행정 주체도 아닌 민간단체가 ‘행정 실수’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다.

    취재 결과, 추진위는 진보당, 농민회 등 특정 정당 관계자들이 주도해 만든 단체로 확인된다. 일각에서는 “단순 실수였다면 몰라도 ‘행정 착오’ 운운하는 건 궤변”이라며 "본인들이 공무원이냐”며 황당함을 감추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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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 지난 2일 출범했다고 홍보한 영광군 유치 추진위 단체사진. 현장에는 진보당 이석화 영광위원장, 오미화 전남도의원을 비롯한 진보당 관계자들이 다수 포함돼 있다.)

    영광군 관계자는 “민간단체의 행사 참여는 구두상 인지했지만, 개인정보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이었다면 사전에 협조 못했을 것이다"고 일축했다.

    추진위는 이어 어바웃영광 보도를 ‘왜곡’이라 비난하며 (관련보도) 정정보도와 사과를 요구했다. 해당 보도는 현장 영상·주민 증언·SNS 게시물 등 객관적 자료에 근거한 사실 보도임을 분명히 한다. 

    특히 추진위는 장 모 전 전남도의원을 실명으로 거론하며 “현장 개입과 폭언이 있었다”고 주장했으나, 영상과 주민들의 증언은 이를 정면으로 반박한다. 장 전 의원은 “공식 행사인 줄 알고 서명했다가 정당 인사가 서명지를 관리하는 걸 보고 문제를 제기했을 뿐”이라고 밝혔다. 그럼에도 추진위는 장 전 의원의 실명을 공개하며 ‘정치적 방해’로 몰아가, 자신들이 지적받은 개인정보보호법조차 외면하는 모순된 모습을 보였다.

    결의대회는 지난 2일 영광문화예술의전당에서 열렸다. 추진위는 주민들에게 이름·주소·전화번호를 기재하게 했지만, 개인정보 수집 목적·보관 기간·제3자 제공 여부 등 기본적인 법적 고지는 없었다. 온라인 서명도 동의 절차가 전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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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설명 = 문제가 된 서명지에는 법적 고지 없이 주민 개인정보가 수집됐고, 온라인 서명지 또한 이름과 전화번호를 수집하면서도 동의 절차는 전혀 이행되지 않았다. 최근 스팸 문자와 보이스피싱이 급증하면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사회적 민감도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진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행위가 「개인정보보호법」 제15조 및 제17조 위반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위법으로 인정되면 최대 5년 이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 벌금형이 가능하다. 현재 이 사건은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공식 고발돼 조사 절차가 불가피해졌다. 최근 스팸 문자와 보이스피싱이 급증하며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사회적 민감도도 높아진 상황이다.

    다수의 주민은 개인정보가 누구 손에, 어떤 용도로 넘어갔는지 모른다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그럼에도 추진위는 법적 고지 없이 수집된 개인정보의 보관·폐기 절차는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언론과 개인 인사에 정정보도와 사과를 요구하며 ‘피해자 코스프레’에 몰두하고 있다.

    이와 함께 서명 현장에선선 진보당 영광위원장의 배우자가 서명지를 관리했고, 영광위원장은 이를 SNS에 게시했으며, 진보당 전남도의원이 민주당 인사들과 언성을 높이는 장면도 포착됐다. 당의 조직적 개입 정황은 분명해 보인다.

    법과 상식을 무시한 해명과 책임 회피는 결국 추진위의 입지를 좁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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