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뉴스목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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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정밀심사’를 둘러싼 오해와 진실오는 6월 3일 지방선거를 앞둔 세번째 여론조사 영광군수 선거 판세는 장세일 군수가 주요 경쟁자들을 오차범위 밖으로 따돌리며 독주 체제를 굳히는 모양새다. 주민들 사이에서는 현 군정의 인지도와 정책 연속성에 대한 기대감이 강력하게 작동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와 별개로 더불어민주당의 공천 검증 과정을 두고 확인되지 않은 소문과 억측이 난무하고 있다. 특히 ‘정밀심사’라는 단어를 둘러싸고 특정 후보의 낙마를 기정사실화하는 등 정치적 해석이 앞서가면서 유권자들의 혼란을 부추기고 있다. 결론부터 설명하면, ‘정밀심사=컷오프’ 등식은 허구로 말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공당의 시스템에 대한 정확한 이해와 차분한 기다림이다. ‘정밀심사’는 예비후보자 자격심사 과정에서 즉각적인 판정을 내리기 어려운 후보를 대상으로 실시하는 ‘추가 검증 절차’다. 이 과정에 포함되었다는 것이 곧 ‘탈락’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후보자에게 충분한 소명 기회를 부여해 억울함을 방지하고, 당 차원에서는 한 치의 의혹도 남기지 않겠다는 철저한 검증 의지의 표현으로 봐야 한다. 민주당의 시스템은 크게 3단계로 작동한다. 1차 자격심사위에서 명백한 사유가 있는 후보는 ‘거르고’, 판단이 모호한 인원을 ‘정밀심사’로 분류하면, 2차 공천관리위가 소명 내용을 검토해 적격 여부를 확정한다. 결과에 불복할 경우 중앙당 재심위에 이의를 제기할 수도 있다. 즉, 해당 절차는 경선 참여를 위해 거쳐야 하는 정당한 경로일 뿐이다. 현재 전남도당은 영광군수 후보인 장세일·장기소·김한균·양재휘 후보를 비롯해 군의회 강필구·임영민·김강헌 의원 등을 정밀심사 대상으로 분류한 상태다. 이들은 추가 소명을 거쳐 최종적으로 ‘적격’ 판정을 받으면 언제든 경선 대열에 합류할 수 있다. 문제는 이러한 과정을 두고 일각에선 ‘명단에 없으니 탈락이다’ 혹은 ‘이미 컷오프됐다’는 식의 악의적인 루머를 퍼뜨리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당의 당헌·당규를 무시한 자의적인 해석이자, 건전한 선거 문화를 해치는 행위다. 압도적인 지지율을 기록 중인 장세일 군수부터 오랜 경륜의 기초의원들까지 줄줄이 심사대에 오른 것은 역설적으로 민주당의 검증 기준이 그만큼 엄격하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지금은 특정 후보를 향한 비난이나 근거 없는 낙마설을 유포할 때가 아니다. 민주당 중앙당의 최종 결론이 나올 때까지 차분하게 지켜보는 성숙한 주민의식이 필요하다. 여론조사에서 나타난 민심의 향배와 당의 시스템 공천이 어떻게 조화를 이룰지, 그 결과는 결국 영광 유권자들의 권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정밀심사’라는 정당한 절차를 정치적 공격의 수단으로 삼는 구태 정치는 이제 멈춰야 한다. -
[칼럼] 몰카 범죄, 근본 대책이 시급하다[칼럼] 디지털 성범죄가 더 이상 서울이나 대도시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얼마 전, 관내 한 고등학생이 아르바이트하던 음식점 화장실에서 자신의 스마트폰으로 불법 촬영을 하다 스스로 경찰에 자수한 사건이 지역사회를 충격에 빠뜨렸다. 단순한 일탈로 치부하기엔, 범죄의 양상도, 경로도, 그 결과도 결코 가볍지 않다. 디지털 성범죄가 이미 우리 일상 깊숙이 침투해 있다는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냈다. 불법 촬영 범죄는 이제 특정 계층의 일탈이 아니다. 고성능 카메라를 갖춘 스마트폰이 일상화되면서, 개인의 일탈이 사회 구조적 문제로 번졌다. 범행은 손쉬워졌고, 피해는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된다. 불법 촬영물은 몇 초 만에 온라인에 퍼지며, 한 번 유포된 영상은 사실상 영구히 삭제할 수 없다. 피해자는 평생의 고통을 안지만, 가해자는 “장난이었다”, “호기심이었다”고 스스로를 합리화한다. 더 큰 문제는 사후 대응 체계의 허술함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학교와 교육청은 경찰 수사 이후에야 사건을 인지했다. 수사가 개시되면 ‘학교의 개입이 어렵다’는 이유로 관리 사각지대가 생긴다. 매년 실시되는 성범죄 예방 교육은 형식적 수준에 머물고, 학생들은 여전히 디지털 성범죄의 위험성과 피해의 무게를 체감하지 못한다. 이제는 근본적인 대책이 시급하다. 불법 촬영에 대한 처벌 강화와 함께, 청소년 대상의 실질적인 성인지 교육이 필요하다. 학교는 형식적인 이론 교육을 넘어서, 학생들이 실제 상황을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전환해야 한다. 경찰 역시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가해자에게 관대한 처분을 반복하는 관행에서 벗어나야 한다. 지자체의 역할도 뒤로 미룰 수 없다. 영광군을 비롯한 관내 자치단체들은 매년 디지털 성범죄 근절을 외치지만, 공공시설 불법촬영 탐지 장비 설치율은 10%도 되지 않는다. 예산은 소극적으로 배정되고, 단속 인력도 부족하다. 지자체가 스스로 시설 점검과 정비에 나서지 않는다면 이 문제는 반복될 수밖에 없다. 관내 공용 화장실, 탈의실, 체육시설 등 다중이용시설에 대한 정기 점검과 장비 설치를 확대하고, 지역 내 경찰·교육청과의 협업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또한 민간 시설과도 협력해 감시망을 구축하고, 지역사회 전체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단독]영광 고교생, 알바 중 불법 촬영…“포렌식 수사 진행 중” -
내 기사 좀 먹어줘? … 언론의 본령은?(論評) 요즘 영광 풍경을 보면 ‘참, 가지가지 한다’는 말이 절로 나온다. 일부 정치인도, 기자도 누가 더 ‘소란’을 잘피우는지 경쟁이라도 하는 모양새다. 풍문과 전단, 선동과 압박이 난무하는 장면은 마치 막장 드라마를 보는 듯하다. 최근 한 지역신문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군청 복도에서 기자 4~5명이 무리를 지어 공무원을 둘러싸고 “왜 아직 자료를 안 줬느냐”며 차례로 압박하는 장면이 있었다고 한다. 국민의 알권리를 실현하는 취재라기보다는 조폭 영화의한 장면을 연상케 한다. 더 심각한 문제는 이런 행태가 ‘취재’라는 이름으로 반복되고 있다는 점이다. 일부 기자들은 지면에선 ‘유착’ ‘특혜’ ‘의혹’ 같은 단어를 달아 그럴싸하게 포장된 기사를 써댄다. 불과 며칠 전자신들의 사업체와 계약을 맺었던 기관을 두고서 말이다. 이쯤 되면 보도의 목적이 진실 전달이 아니라, “내 기사 좀먹어줘” 하는 외침으로 전락한 듯하다. 결국 그 피해는 지역 사회가 고스란히 떠안는 다. 그런데도 일부 언론은 스스로를 ‘정의의 대변자’라며 여론몰이를 멈추지 않는다. 언론의 사명은 정론(正論)이다. 기자가 스스로의 역할을 저버리는 순간, 신뢰는 무너지고 지역은 끝없는 소모전에 빠진다. 지금 필요한 건 ‘진실을 전하는 사람’이 라는 기본으로의 회귀다. -
영광농협 석면 지붕, 안전보다는 ‘비용’이 우선인가영광군의 중심에 자리 잡은 농협 영농자재백화점 창고. 40년이 넘도록 해당 건물을 덮고 있는 지붕은 여전히 석면이다. 세계보건기구(WHO)가 1급 발암물질로 지정한 석면이 학교와 주택가 옆에서 일상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은 가히 충격적이다. 문제의 본질은 단순히 “오래된 건물”이라는 데 있지 않다. 이미 2009년, 국내에서는 석면의 생산과 사용이 전면 금지되었다. 농협 창고 지붕 위에는 여전히 석면이 그대로 남아 있다. 더구나 이곳은 농민과 주민이 수시로 드나드는 생활권의 중심부다. 길 건너에는 초등학교가 있고, 바로 옆에는 대형마트와 주유소, 주택가가 있다. 지역민의 호흡기 위에 얹혀 있는 ‘시한폭탄’이나 다름없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 문제를 두고 농협과 군청이 내놓는 대답은 늘 똑같다. 농협은 “이전 계획은 있으나 비용 문제와 부지 확보가 어렵다”고 말하고, 군청은 “제도상 지원 대상이 아니라 강제할 수 없다”는 입장만 반복한다. 어느 쪽도 적극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못한 채, 문제는 해마다 미뤄지고 있다. 석면의 위험성은 교과서에 기록된 추상적인 설명으로 끝나지 않는다. 최대 40년에 달하는 긴 잠복기를 거쳐 나타나는 폐암과 중피종은, 일단 발현되면 치료가 거의 불가능하다. 무엇보다 어린아이와 노약자가 많은 생활권 인접 건축물은 더욱 위험하다. 전문가들이 수년 전부터 “이런 건물은 즉각적인 조치가 필요하다”고 경고해온 것도 같은 이유다. 하지만 현실은 무책임한 반복이다. 행정은 규정과 법령 뒤에 숨어 책임을 미루고, 농협은 비용과 절차의 벽을 핑계 삼는다. 주민의 안전은 양 기관 사이의 ‘사각지대’로 밀려난다. 문제를 알면서도 손을 쓰지 않는다는 점에서, 이는 방조라 불러야 한다. 주민의 건강과 안전은 결코 비용과 맞바꿀 수 있는 대상이 아니다. 지붕 하나를 교체하는 일이 단순한 건축 문제가 아니라, 지역사회 전체의 안전망을 지키는 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더 늦기 전에 농협과 지자체가 머리를 맞대고 실질적인 해법을 내놓아야 한다. 제도의 미비를 탓하기 전에, 최소한의 안전 대책이라도 마련하는 것이 지금 이 순간 가장 시급한 과제다. 오늘도 아이들은 창고 곁 학교에서 숨을 고르고, 주민들은 마트와 주유소를 오가며 일상을 살아간다. 그러나 그들의 머리 위에는 여전히 발암물질이 드리운 채로 버티고 있다. 석면은 시간이 해결해주는 문제가 아니다. 시간이 지날수록 더 많은 위험을 품은 채 우리 곁을 맴돌 뿐이다. 지금 당장, 지역민의 안전을 위한 결단이 필요하다. -
영광 해상풍력, 지금이 골든타임이다이재명 새 정부 국정과제에는 해상풍력단지와 전용항만 조성, 영농형·수상·산단 태양광 확대, RE100 산업단지 구축, 햇빛·바람 기본소득, 에너지 자립마을 조성 등이 대거 포함됐다. 이는 민선 8기 들어 영광군이 전략적으로 추진해 온 에너지 정책과 맥을 같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풍부한 해안선과 일조량, 원전 인프라 등 최적의 조건을 갖춘 영광이 국정 어젠다의 최대 수혜지로 꼽히는 것은 부인할 수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국정과제가 곧 기회를 보장하지는 않는다. 이를 현실로 만드는 몫은 지자체와 주민, 기업에게 있다. 지금처럼 해상 풍력 보상 갈등이 이어진다면, 기회는 순식간에 다른 지역으로 넘어갈 수 있다. 일부 과도한 보상 요구로 사업이 지연된다면, 그 피해는 결국 군민 전체가 떠안게 될 것이다. 정부는 최근 ‘해상풍력특별법’ 을 제정해 제도적 기반을 마련 했다. 앞으로는 정부가 직접 입지를 지정하고, 경제성·환경성·주 민수용성을 함께 검증해 불확실 성을 줄인다. 공유수면 사용료를 수산발전기금으로 환원하는 장치도 포함됐다. 제도적 뒷받침이 갖춰진 만큼 더 이상 지체할 이유는 없다. 영광은 한빛원전 가동으로 40 년 가까이 국가 전력정책에 따른 특별한 희생을 감내해 왔다. 이제는 그에 걸맞은 정의로운 보상을 받으며 새로운 성장의 길을 열어야 한다. 해상풍력과 태양광, RE100 산업단지, 수소 클러스터로 이어지는 에너지 전략은 영광 경제를 이끌 차세대 성장 동력이될 것이다. 지금 영광에 필요한 것은 흔들림 없는 추진력이다. 신재생에너지 전략이 국정과제에 반영된 지금이야말로 골든타임이다. 군과 정부는 속도를 내야 하고, 어민 들도 미래 세대를 위한 큰 그림을 바라보며 함께해야 한다. 영광이 머뭇거리는 사이 다른 지역은 이미 앞서가고 있다. 기회는 영원히 기다려주지 않는다. -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 불갑산 호랑이, 고향으로 돌아와야 할 시간1908년 전남 영광군 불갑면 불갑산. 어느 겨울날, 호랑이 한 마리가 사냥꾼이 설치한 함정에 빠졌다. 몸길이 160cm, 신장 95cm, 체중 약 180kg. 당시 10살 안팎의 암컷으로 추정되는 호랑이는 그 해 마지막 숨결을 불갑산 기슭에 남기고 인간에게 포획됐다. 이 호랑이는 다름 아닌, ‘조선의 마지막 호랑이’로 기록된 불갑산 호랑이였다. 당시 포획자는 평범한 농부였다. 그는 포획한 호랑이를 일본인 부호 하라구찌에게 200만원에 팔았다. 1908년 당시 200만원은 논 50마지기를 살 수 있는 거금이었다. 하라구찌는 이 호랑이를 일본으로 가져가 박제했고, 1909년 일본인 학생들이 다니던 목포 유달초등학교(구 심상소학교)에 기증했다. 현재, 그 박제 호랑이는 여전히 목포 유달초등학교 교내에 전시되어 있다. 10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그곳에서, 아무 말 없이 조선의 멸종을 증명하고 있다. 세월은 그를 흑백으로 바꿔놓았고, 한때 위풍당당했던 호랑이의 모습은 이제 백화현상으로 빛을 잃어가고 있다. 목포 유달초에 전시된 불갑산 호랑이는 현재까지 국내에 보존된 유일한 ‘조선 호랑이(Amur tiger)’의 실물이다. 그 가치는 단순한 박제를 넘어, 한국의 야생과 자연, 역사와 멸종의 교차점에 놓인 살아있는 상징물이다. 일본 제국주의와 한반도의 근현대사가 교차하던 시점에서 이 호랑이는 마치 조선의 생명력마저 뺏긴 것처럼 느껴지게 만든다. 불갑산 호랑이는 영광의 자연에서 태어나, 영광의 품에서 사라진 존재다. 그럼에도 117년이 지난 지금까지, 고향 땅이 아닌 곳에 전시되어 있다는 사실은 우리의 역사와 문화유산에 대한 무관심을 되돌아보게 한다. 사실 영광군은 2015년도에 유달초에 공식적으로 박제 반환을 요청한 바 있다. 하지만 당시 유달초는 “호랑이는 학교의 상징이며, 역사의 일부”라는 이유와 “동문들의 반대”를 근거로 요청을 거절했다. 이제는 불갑산 호랑이를 고향으로 다시 데려와야 할 때다. 단순한 박제 회수가 아니라, 호랑이의 고향 불갑산에 기념관 또는 생태문화관을 조성하고, 박제 호랑이를 중심으로 조선 호랑이의 생태·역사적 가치를 조명해야 한다. 이는 영광군의 관광 자원화와 문화 정체성 회복은 물론, 미래 세대에게 ‘기억해야 할 자연과 역사’를 선물하는 일이다. 불갑산 호랑이는 단순한 동물이 아니다. 멸종된 조선 호랑이의 마지막 기록, 식민지 시절의 아픈 역사, 그리고 영광의 정체성이 이 박제 하나에 모두 응축되어 있다. 우리는 이제 묻는다. “왜 아직도 불갑산 호랑이는 고향으로 돌아오지 못했는가?” 117년 전, 산을 울리던 조선의 마지막 맹수는 이제 백색으로 변한 몸을 한 채 조용히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영광군과 지역민들, 그리고 우리 모두가 나서야 할 시간이다. 불갑산 호랑이가 마지막 숨을 쉰 그 고향 땅, 영광 불갑산으로 돌아올 수 있도록. -
[기자수첩] 영광종합병원 응급실, 환자 배려 없는 무심한 태도가 남긴 상처가끔은 사건 자체보다 그 사건을 대하는 우리의 태도가 더 무겁게 다가올 때가 있다. 최근 영광종합병원 응급실에서 벌어진 작은 일 하나가 그 예다. 가슴 통증을 호소하는 노모를 모시고 응급실을 찾은 보호자가 신분증 확인 절차 과정에서 불필요한 불편과 불쾌감을 겪었다는 이야기다. 단순히 ‘환자 확인 절차’라는 행정적 이유로 치부하기엔, 그 순간 환자와 가족이 느낀 상처는 결코 가볍지 않다. 응급실 안내석 직원은 환자 신분증 확인을 요구하며 투명 커튼을 살짝 올린 뒤 “신분증을 보여 달라”고 했다. 보호자가 “보여주기 불편하니 커튼을 올려 달라”고 요청했으나, 직원은 커튼을 올리다 말고 환자와 보호자를 빤히 바라볼 뿐이었다. 이에 민원을 제기하자 직원은 신분증을 보여만 주시면 된다고 말했다. 응급 환자의 상황을 고려하기는커녕, 직원 개인의 편의만을 우선시하는 듯한 태도는 환자와 보호자에게 큰 불편과 불안감을 안겼다. 특히 생명이 위급할 수 있는 응급실에서의 이러한 태도는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의료 현장은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긴박한 공간이다. 그래서 그 어떤 상황에서도 ‘사람 중심’의 태도가 최우선이어야 한다. 하지만 현장에서는 종종 행정적 절차와 직원의 습관적 무관심이 환자와 보호자의 마음을 멍들게 한다. 작은 행동 하나가 환자의 불안감을 키우고, 가족들의 절망감을 깊게 만든다. ‘규정’이라는 방패 뒤에 숨는 순간, 의료는 따뜻한 돌봄이 아닌 차가운 서비스로 전락한다. 영광과 같은 지역에서 병원은 단순한 치료 기관을 넘어 주민들의 안전망이다. 신뢰가 무너지면 주민들은 더 이상 가까운 병원을 찾지 않고, 결국 ‘의료 공백’이라는 또 다른 사회 문제로 이어진다. 작은 무례와 불친절이 지역 의료 신뢰를 갉아먹는다면, 이는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곧 지역 공동체 전체의 손실이다. 우리가 원하는 것은 거창한 변화가 아니다. “괜찮으십니까?”, “걱정하지 마세요.”라는 한마디의 따뜻한 말, 눈을 마주하며 보여주는 최소한의 존중, 절차를 설명하는 친절한 태도. 그것이면 충분하다. 의료 현장에서 이러한 기본이 지켜질 때, 지역 주민들의 신뢰는 다시 세워질 것이다. 작은 무관심이 남긴 그림자는 생각보다 크다. 그러나 동시에 작은 배려가 만들어낼 빛도 결코 작지 않다. 우리 사회는 지금, 그 작은 차이를 절실히 필요로 하고 있다. -
‘부(富)’는 어디서 오는가 : 중동의 석유, 영광의 바람전통적으로 ‘부자 나라’의 조건은 천연자원의 보유였다. 석유를 품은 중동 국가들은 수십 년간 전 세계 자본의 흐름을 주도하며, 부유한 국가의 상징처럼 여겨졌다. 그러나 현재는 땅속 자원만이 경제적 권력의 기준이 아니다. ‘태양’과 ‘바람’, 그리고 이를 공공자산으로 정의하는 사회적 합의가 새로운 부의 생산 방정식을 만들고 있다. 영광이 그 첫 실험을 시작했다. 영광군이 추진 중인 ‘에너지 공유부 기반 기본소득’은 자원 소유권에 대한 정의를 전환하는 시도다. 중동은 석유를 통해 국가 재정을 축적했다면, 영광은 햇빛과 바람을 통해 공동체의 수익을 창출하고자 한다. 두 모델 모두 자원에서 출발하지만, 차이는 ‘누가 소유하고, 어떻게 나누는가’에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석유 수익 대부분을 국부펀드 형태로 집중해 해외 투자와 왕실 중심의 자본 축적에 사용했다. 국민에게 무상 의료, 교육, 주택 보조 등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긴 했지만, 이윤의 분배는 철저히 국가 중심이었다. 반면, 영광형 기본소득은 지역 주민이 자원 소유의 주체가 되며, 수익은 군민 모두에게 직접 분배되는 ‘분산형 부의 모델’을 추구한다. 더구나 에너지 패러다임이 ‘재생에너지’로 전환되면서, 향후 세계 경제에서 석유의 위상은 점차 약화될 수밖에 없다. 반면, 기후위기 대응과 지속가능한 성장에 필수인 재생에너지 자원을 보유한 지역은 오히려 새로운 경쟁력을 갖게 된다. 태양광·풍력 자원이 풍부한 영광은 장기적으로 기후경제의 ‘허브’로 성장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가진다. 이는 사우디가 ‘비전 2030’ 정책을 통해 탈석유·재생에너지로 구조 전환을 모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공유부’의 미래는 결국 집중과 분산 중 어느 쪽이 더 지속가능한가의 문제다. 영광군이 제도화한 기본소득은 자원의 소유와 수익의 사회적 재구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다. 부는 이제 ‘어떻게 나누느냐’가 중심 가치가 되는 시대다. 더 나아가 이 구조는 부의 정의를 물질에서 공동체로 옮겨간다. 지역의 공동체 회복과 경제 자립, 청년 정착 기반 강화 등 사회 전체의 회복력을 높이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한다. ‘부자 나라’란 무엇인가. 영광이 보여주는 새로운 모델은 ‘부를 나누는 법’이 미래 사회의 경쟁력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대한민국이 주목해야 할 것은, 영광처럼 ‘함께 잘사는 지역’이 되는 방법이다. 지속 가능한 부의 조건은 소유가 아니라 공유다. 이제 바람이 돈이 되는 시대다. 그리고 그 바람은 영광에서 불기 시작했다. -
지방의회, ‘경계선’ 지켜야 할때권력은 작고 가까운 곳에서부터 균열이 시작된다. 지방의회는 주민의 삶과 가장 밀접하게 닿아 있는 권력의 현장이다. 그렇기에 그곳에서 벌어지는 작디작은 일조차 결코 가볍게 지나쳐선 안 된다. 지방의회의 본령은 민의를 대변하고 행정을 감시하는 일이다. 다만 그 감시의 초점이 흐려지기 시작하면, 균형은 서서히 무너진다. 감시가 개입으로, 개입이 간섭으로 이어지는 순간, 정당한 견제는 균형을 잃는다. 정당한 문제 제기는 필요하지만, 때로는 그 문제 제기가 대상의 고유한 판단권까지 침범하려 할 때, ‘견제’는 결국 ‘위협’으로 읽히게 된다. 최근 지역사회를 둘러싼 일부 움직임을 보면, 지방의회의 역할과 태도에 대한 고민이 필요해 보인다. 어떤 일은 ‘감시’라는 이름 아래 지나치게 행정의 세부 영역을 건드리거나, 공정성을 담보해야 할 예산과 사업 절차에 있어 지나친 관심을 보이기도 한다. 그 관심이 선을 넘는 순간, 권한은 권력이 되고, 권력은 불신을 낳는다. 다수의 주민들은 의회의 존재 이유를 묻고 있다. 지방의회가 과연 군민의 삶을 위한 논의의 장인지, 아니면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무대로 변질된 것은 아닌지, 조용하지만 날카로운 시선이 곳곳에 감지된다. 소수의 행동이라 해도, 그것이 의회 전체에 대한 불신으로 확대되는 데는 시간이 오래 걸리지 않는다. 지방자치는 신뢰로 작동한다. 의회는 권한보다 책임을 앞세워야 하며, 영향력보다 균형감을 먼저 갖춰야 한다. 행정의 독립성과 전문성이 존중받지 못하는 환경에서는 자치의 본질이 사라지고, 이름뿐인 제도로 전락할 수밖에 없다. 다시 본질을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감시와 견제는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다. 그것은 공정한 행정을 실현하고,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한 수단이다. 지방의회가 지켜야 할 것은 ‘감시의 정당성’보다, ‘행동의 절제’다. 그 절제의 감각, 그 ‘한 끗 차이’가 자치를 지키고,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
[기자수첩] “계절근로자? 처음 들어봐요” 영광군 농민은 모르고, 행정만 아는 제도매년 농번기철 고추밭과 파밭이 익어갈 무렵이면, 전남 영광군의 농민들은 ‘수확의 기쁨’보다 ‘사람 걱정’부터 앞선다. 돈을 줘도 일할 사람이 없고, 자식들은 도시로 떠났으며, 이웃 어르신들조차 더는 몸을 움직이기 어렵다. 그래서 불법체류자라도 데려오고 싶지만, 법은 무섭고 행정은 멀다. 그런 와중에 ‘계절근로자 제도’라는 말이 나온다. 외국인 합법 인력을 일정 기간 농촌에 배치하는 제도다. 그런데 정작 그 제도가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농민이 태반이다. 이것이 지금 영광 농촌의 현실이다. 제도는 있다. 규정도 있다. 예산도 책정되어 있다. 하지만 ‘사람’에게 도달하지 못한 제도는 그저 종이일 뿐이다. 농민이 필요한 것은 ‘서류상 존재하는 지원’이 아니라, 실제로 낯선 밭에 발을 디딜 수 있는 ‘사람’이다. 영광군 농정팀도 “홍보가 부족했다”고 시인했다. 읍·면사무소에 공문을 내리고 끝낸 것이 전부였다는 것이다. 공문이 제도 확산의 끝이라면, 진짜 일하는 주체인 농민은 언제 그 내용을 접할 수 있단 말인가. 주말마다 시장을 들르고, 새벽부터 밭에 나가는 노령의 농민들이 컴퓨터나 전단지를 통해 정보를 얻는다는 건 애초부터 불가능한 가정이다. 옆 동네 전북 고창군은 달랐다. 농협과 외국 지방정부가 직접 MOU를 맺고, 2,800명에 이르는 외국인 인력을 들여왔다. 심지어 숙소 리모델링에 예산을 쏟고, 공공형 근로센터를 운영해 ‘현장 밀착형 행정’을 실현했다. “농가가 힘들어하니 우리가 앞장서겠다”는 철학이 있었다는 뜻이다. 반면, 영광은? 이주여성 친족 중심의 ‘소규모 실험’만 이어왔다. ‘공공형 계절근로’라는 말은 2025년이 되어서야 본격적으로 꺼내드는 중이다. 문제는 시간이다. 농사는 계절을 기다리지 않고, 일손의 부족은 곧 수확의 포기와 연결된다. 올해 상반기에도 영광에는 299명의 계절근로자가 신청되었지만, 이는 전체 수요의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홍보 부족, 인식 부족, 시스템 부족. 부족한 것 투성이다. 이제는 군청이 단순히 제도를 '갖추었다'고 자평할 때가 아니다. 정보는 전달되어야만 의미가 있고, 제도는 쓰일 때에만 존재한다. 민원 창구에만 걸린 안내문으론 부족하다. 면사무소 단위 현장 설명회, 농협과의 협력 홍보, 마을 이장과의 연계 등 실질적인 전달망을 짜야 한다. 지금 농촌은, 사람이 줄고 있다. 농민이 떠나고, 청년은 돌아오지 않는다. 단순한 수치상 ‘인력 배치’가 아니라, 지역 농업의 지속 가능성에 관한 문제다. 영광군은 지금이라도 물어야 한다. “제도를 만들었다”는 관점에서 벗어나, “농민이 왜 쓰지 못했는가?”를 묻고, 그 답을 찾아야 한다. 탁상 위의 정책은 밭 한 귀퉁이에도 닿지 못한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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